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3. 30. 선고 2011가합40705 판결[손해배상(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3. 30. 선고 2011가합40705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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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문】

【원 고】주식회사 길성그린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봉휴)

【피 고】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민주 담당변호사 김성민)

【변론종결】2012. 3. 9.

【주 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207,033,753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냉동가금육 등을 유통하는 회사이다. 피고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이하 ‘피고 농협’이라 한다)는 매년 정부를 대신하여 농축산물을 수매한 후 이를 대량으로 중간도매상에게 판매하는 법인이고, 피고 1은 피고 농협의 직원이다.

나. 원고는 2008. 8. 27. 피고 농협과 냉동육계에 관하여 원고가 피고 농협으로부터 인수하여야 할 냉동육계 물량의 합계를 3,091,331kg으로 하되 최종 인수물량은 실재고 인수량에 의하고, 매매대금은 1kg당 1,400원으로 계산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 농협은 창고업자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수매한 냉동육계 등을 냉동창고에 보관하다가 원고가 피고 농협에 냉동육계를 인수해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창고업자에게 해당 육계의 반출을 지시하는 방법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물인 냉동육계를 인도하였다.

라. 그런데 2008. 12. 5. 피고 농협이 냉동육계를 보관하던 창고 중 하나인 이천시에 있는 ‘로지스올’ 냉동창고에서 화재(이하 ‘이 사건 화재’라 한다)가 발생해 그곳에 보관 중이던 냉동육계가 소실되었다.

마. 당시 소실된 육계 중 58,123.9kg에 관하여는 원고가 2008. 8. 28.자로 피고 농협에 “귀사에 냉동 보관된 육계 물량 중 일부 아래와 같은 품목을 주식회사 네베로(이하 네베로라 한다) 앞으로 화주이체해 줄 것을 협조 바랍니다, 화주이체일 2008. 8. 28., 인수업체 네베로”라고 기재한 공문을 발송하였고, 이에 피고 농협의 축산유통부장은 피고 농협 충남지역본부장에 대하여 원고가 화주이체를 요청한 위 물량은 ‘원구매자인 원고에서 2008. 8. 28.자로 네베로로 화주이체신청 물량이다’라는 내용의 출고지시서를 발송하였다.

바. 원고 등 매수인이 피고 농협측에 출고요청을 한 직후에 냉동육계를 창고에서 곧바로 반출해 가는 것이 보통인데 이와는 달리, 화주이체라고 하는 것은 원고 등 매수인이 창고에 냉동육계를 그대로 보관해 둔 채 제3자와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제3자가 피고 농협측에 출고를 요청할 수 있도록 출고요청자를 변경하는 것이다.

사. 피고 농협은 2009. 4. 21. 이 사건 화재로 소실된 육계 중 원고가 발송한 위 2008. 8. 28.자 공문에 기재된 육계 58,123.9kg에 관하여 1kg당 보상단가를 2,050원으로 정하여 원고에게 보상금 119,153,995원(= 58,123.9kg × 2,050원)을 지급하였다.

아. 한편,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피고 농협에 2008. 8. 26. 계약금 10억 원을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2008. 12. 23.까지는 모두 41억 원을 지급하였고, 그후 원고가 피고 농협에 2008. 12. 26. 2,000만 원, 2009. 1. 20.과 2009. 1. 21.에 걸쳐 23,034,262원을 지급하여 원고가 피고 농협에 이 사건 매매계약과 관련하여 지급한 돈은 모두 4,323,034,262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6, 7, 갑 제5호증, 을 제3호증의 1 내지 3, 제5호증의 1, 제6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2008. 12. 23.까지 피고 농협에게 매매대금 41억 원을 지급하였는데,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정한 육계 물량에서 창고부족분과 화재로 소실된 물량을 제외하면 원고가 피고 농협에 추가로 지급할 돈은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피고 1이 원고에게 피고 농협이 이 사건 화재로 소실된 물량에 대하여 1kg당 2,400원의 화재보험금을 신청하여 두었으니 위 소실된 부분의 매매대금을 지급하면 나중에 화재보험금으로 정산하여 줄 것이라고 말하였고, 이에 원고는 피고 농협에 2008. 12. 26. 200,000,000원을, 2009. 1. 20. 및 2009. 1. 21.에 걸쳐 23,034,262원을 각 추가로 지급하여 매매대금으로 모두 4,323,034,262원을 지급하였다. 결국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약정한 물량인 3,091,331kg에서 창고부족분으로서 인수 물량에 포함되지 아니한 3,276.7kg을 제외하고 이 사건 화재로 소실된 육계를 포함한 육계 3,088,054.3kg 전부에 대한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다.

(2) 원고는 이 사건 화재로 소실된 육계에 대하여도 매매대금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 농협이 지급받은 화재보험금은 모두 원고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 농협이 이 사건 화재로 소실된 육계 모두 132,866.7kg에 관하여 1kg당 2,455원으로 산정한 화재보험금을 지급받았음에도 피고 1은 원고에게 이 사건 화재로 소실된 육계 물량이 120,371.4kg에 불과하고, 그 중 58,123.9kg에 대하여 kg당 2,050원으로 산정한 보상금만 지급할 수 있으며, 나머지 62,247.5kg에 대하여는 보상이 불가능하다고 거짓말을 하고 피고 농협이 수령한 화재보험금 중 일부인 119,153,995원만을 지급하였다.

(3) 피고 1의 위와 같은 기망행위 내지 횡령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①원고가 전혀 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한 육계 74,742.8kg(= 이 사건 화재로 소실된 육계 132,866.7kg – 원고가 일부 보상받은 육계 58,123.9kg)에 대하여 1kg당 2,455원으로 계산한 보상금 183,493,574원(= 74,742.8kg × 2,455원)과 ②원고가 일부 보상금을 지급받은 58,123.9kg에 대하여 1kg당 405원(=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1kg당 보상금 2,455원 – 원고가 실제 지급받은 kg당 보상금 2,050원)으로 계산한 보상금 차액 23,540,179원(= 58,123.9kg × 405원, 원 미만 버림)의 합계 207,033,753원(= 183,493,574원 + 23,540,179원)의 손해를 입었는바, 피고 1은 불법행위자로서, 피고 농협은 피고 1의 사용자로서 각자 원고에게 위 손해액 207,033,75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먼저 피고 1의 기망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본다.

원고는, 피고 1이 피고 농협이 실제 수령한 보험금 액수에 관하여 거짓말을 하여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가 이에 속아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기망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거래당사자 중 일방에 의한 고의적인 기망행위가 있고 이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그러한 기망행위가 없었더라면 사회통념상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법률행위를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4다62641 판결 참조).

그러나 피고 농협이 제3자와 체결한 보험계약에 기하여 수령한 보험금 액수를 피고 농협의 매매계약 상대방에 불과한 원고에게 고지하여야 할 의무가 피고 1에게 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피고 1에게 그와 같은 의무가 있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 입증을 하지 않고 있는데다가, 피고 1이 원고에게 어떠한 기망행위를 하였는지에 관하여도 원고가 구체적인 주장을 하고 있지도 아니하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피고 1의 횡령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본다.

피고 1에 대하여 횡령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고 1이 원고와의 법률상 또는 사실상 위탁신임관계에 기하여 원고 소유의 물건을 보관하였음에도 이를 횡령하거나 원고에 대하여 반환을 거부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원고와 피고 1 사이에 피고 1이 원고를 위하여 화재보험금을 보관하여야 할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위탁신임관계가 있다는 점에 관한 아무런 주장 및 입증이 없으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 역시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피고 농협의 사용자책임에 관하여 본다.

피고 농협의 원고에 대한 사용자책임은 피고 농협의 피용자인 피고 1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1의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부당이득반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농협에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소실된 육계 모두 132,866.7kg에 관한 매매대금을 전부 지급하였는데, 피고 농협은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소실된 육계 모두 132,866.7kg에 관하여 1kg당 2,455원으로 계산한 화재보험금을 수령하고도 원고에게 위 화재보험금 중 육계 58,123.9kg에 관하여 1kg당 2,050원으로 계산한 보상금 119,153,995원만을 지급하고 나머지 화재보험금 207,033,753원[= ① 원고가 전혀 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한 74,742.8kg(= 이 사건 화재로 소실된 육계 물량 132,866.7kg – 원고가 일부 보상받은 육계 물량 58,123.9kg)에 대하여 kg당 2,455원으로 계산한 보상금 183,493,574원(= 74,742.8kg × 2,455원) + ② 원고가 일부 보상금을 지급받은 58,123.9kg에 대하여 1kg당 405원(=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1kg당 보상금 2,455원 – 원고가 실제 지급받은 kg당 보상금 2,050원)으로 계산한 보상금 차액 23,540,179원(= 58,123.9kg × 405원, 원 미만 버림)]을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부당이득을 취하고 원고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207,033,75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하여야 한다.

나. 판단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 농협이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 농협은 피고 농협이 체결한 보험계약에 기하여 화재보험금을 수령하였다는 것이므로 피고 농협이 법률상 원인 없이 보험금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보험계약상 피보험자가 원고여서 원고에게 보험금을 수령할 권리가 있음에도 피고 농협이 원고의 보험금채권을 침해하여 이를 수령하였다는 것이 아닌 이상 피고 농협이 보험금을 수령한 것과 원고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다른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대상청구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농협에게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소실된 육계에 관한 매매대금을 전부 지급하였음에도 이 사건 화재로 인해 육계가 소실되어 피고 농협으로부터 육계를 인도받지 못하였고, 피고 농협은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매매계약 목적물인 위 육계에 갈음하여 화재보험금을 수령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 농협에 대하여 위 화재보험금을 대상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피고 농협이 수령한 화재보험금 중 이미 원고에게 지급한 보상금을 공제한 207,033,753원[= ① 원고가 전혀 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한 74,742.8kg(= 이 사건 화재로 소실된 육계 물량 132,866.7kg – 원고가 일부 보상받은 육계 물량 58,123.9kg)에 대하여 kg당 2,455원으로 계산한 보상금 183,493,574원(= 74,742.8kg × 2,455원) + ② 원고가 일부 보상금을 지급받은 58,123.9kg에 대하여 1kg당 405원(=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1kg당 보상금 2,455원 – 원고가 실제 지급받은 kg당 보상금 2,050원)으로 계산한 보상금 차액 23,540,179원(= 58,123.9kg × 405원, 원 미만 버림)]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먼저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소실된 육계 중 원고가 전혀 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육계 74,742.8kg(다만 피고는 62,247.5kg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부분에 관하여 본다.

대상청구권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개별적 물건 또는 권리에 관하여 채무가 성립될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종류채권의 경우에는 특정에 의하여 특정물채권이 되지 않는 한 이에 대한 대상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화재 당시 피고 농협의 원고에 대한 인도의무의 목적물이 위 육계 74,742.8kg으로 특정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갑 제1호증의 1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원고는 2008. 8. 27. 피고 농협과 사이에 피고 농협이 수매한 냉동계육에 관하여 원고가 인수하여야 할 계약물량 합계는 3,091,331kg으로 하되 최종 인수물량은 실재고 인수량에 의하기로 하고(계약서 제3조 제1항), 원고는 출고시마다 반드시 피고 농협의 승인을 받아 출고하여야 하며(계약서 제6조 제1항), 원고는 인수시 입회하여 검정·검근하고 출고 후에 품질, 중량 상이 등의 어떠한 사유로도 반품 및 클레임을 주장할 수 없다(계약서 제6조 제3항)는 내용의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 농협은 창고업자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수매한 냉동육계 등을 냉동창고에 보관하다가 원고가 피고 농협에 냉동육계를 인수해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피고 농협이 창고업자에게 반출을 지시하는 방법으로 원고에게 냉동육계를 인도한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

이러한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피고 농협은 매매목적물을 종류와 수량으로만 결정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한 피고 농협의 원고에 대한 육계인도의무는 종류채무라고 할 것이고, 매수인인 원고가 피고 농협에 출고요청의 방식으로 피고 농협에 물건을 인수해 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피고 농협의 승인을 받은 후에 냉동창고에서 육계를 반출함으로써 비로소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물이 특정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위 74,742.8kg 육계에 관하여는 원고가 피고 농협에 출고요청을 한 바 없고 다만 피고 농협이 수령한 화재보험금을 정산받기 위하여 화재로 소실된 부분에 대해서도 피고 농협에 매매대금을 지급하였을 뿐이라는 것이고, 원고가 피고 농협에 출고요청을 하고 피고 농협의 승인하에 육계가 보관되어 있던 냉동창고에서 위 74,742.8kg 육계를 반출한 적이 없다는 것이므로, 이 사건 화재 당시 피고 농협의 인도의무의 목적물이 이 부분 육계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와 같은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화재 당시 피고 농협의 급부의무의 목적물이 위 74,742.8kg 육계로 특정되어 특정물채권으로 되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에 대한 대상청구권은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화재로 소실된 육계 중 원고가 일부 보상금을 지급받았다고 주장하는 육계 58,123.9kg 부분에 관하여 본다.

대상청구권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급부가 후발적으로 불능하게 되어야 하고, 급부를 불능하게 하는 사정의 결과로 채무자가 채권의 목적물에 관하여 대신하는 이익을 취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35482 판결 참조). 즉,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급부를 모두 이행하였다면 대상청구권이 인정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화재 당시 피고 농협이 원고에 대하여 위 58,123.9kg 육계를 인도할 의무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피고 농협은 창고업자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수매한 냉동육계 등을 냉동창고에 보관하다가 원고가 피고 농협에 냉동육계를 인수해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피고 농협이 창고업자에게 반출을 지시하는 방법으로 원고에게 냉동육계를 인도한 사실,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소실된 육계 중 58,123.9kg에 대하여는 원고가 2008. 8. 28.자로 피고 농협에 ‘귀사에 냉동 보관된 육계 물량 중 일부 아래와 같은 품목을 네베로 회사 앞으로 화주이체해 줄 것을 협조 바랍니다’라고 기재하고, 그 하단에 화주이체일은 ‘2008. 8. 28.’, 인수업체는 ‘네베로’로 기재한 공문을 발송한 사실, 이에 피고 농협의 축산유통부장은 피고 농협 충남지역본부장에 대하여 원고가 화주이체를 요청한 위 물량은 ‘원구매자인 원고에서 2008. 8. 28.자로 네베로로 화주이체신청 물량이다’라는 내용의 출고지시서를 발송한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은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농협에 대하여 위 58,123.9kg 육계를 인도하되 다만 원고로부터 이를 다시 매수한 네베로에 바로 인도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농협은 위 육계를 원고에게 인도하는 것에 갈음하여 위 육계를 직접 점유하고 있는 창고업자에 대하여 위 육계가 네베로에 양도되었음을 통지하여 네베로 측에서 이를 출고해갈 수 있도록 하였으므로, 이 사건 화재 당시 피고 농협은 위 위 58,123.9kg 육계에 관하여 이미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한 인도의무의 이행을 완료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화재 당시 위 위 58,123.9kg 육계에 관하여 피고 농협은 원고에게 급부의무를 다하여 그 이행불능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명한(재판장) 권민재 최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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